1인샵

마타이 퇴근길, 왠지 모르게 몸이 무거운 날이었다.
쌓인 피로 때문인지, 아니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생각들 때문인지 그냥 혼자 조용히 쉬고 싶었다. 누군가와 이야기하거나 북적이는 곳 말고, 오롯이 나만을 위한 시간이 필요했다. 그래서 평소 눈여겨보던 천호동 1인 마사지샵을 찾아갔다. 큰 간판도 없고, 화려한 광고도 없지만, 그런 소박함이 오히려 마음을 끌었다. 샵에 들어서자 은은한 향기와 조용한 음악이 먼저 맞이해줬다. 넓지는 않지만 아늑하고 정갈한 공간. 테라피스트 한 분이 직접 운영하는 1인샵이라 그런지 불필요한 말이나 동선 없이 바로 안내를 받을 수 있었다. 마사지 종류는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그날은 아로마 마사지를 선택했다. 오일의 부드러운 촉감과 따뜻한 손길이 닿는 순간, 그제야 온몸이 긴장을 풀기 시작했다. 어깨부터 시작해 등, 허리, 다리까지 꼼꼼히 관리해 주셨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말을 하지 않아도 내 몸의 상태를 파악하고 필요한 부위를 집중적으로 풀어주는 점이었다. 대형 스파에선 느낄 수 없는 섬세함과 집중력, 이게 1인샵의 가장 큰 매력 같다. 잠시 눈을 감고 마사지에 집중하고 있자니, 머릿속이 조용해졌다. 피곤함보다 생각이 많았던 요즘, 이런 정적이 꼭 필요했던 시간이 아니었을까 싶다. 관리가 끝난 후엔 따뜻한 차 한 잔이 준비되어 있었다. 긴 말 없이도 정성을 느낄 수 있는 마무리. 거창하지 않아도 작은 배려 하나하나가 마음에 와닿았다. 천호동에는 이렇게 조용하고 편안한 1인 마사지샵이 의외로 많다. 골목 사이사이에 숨어 있는 보석 같은 곳들. 예약은 필수지만, 그만큼 차분하게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가격도 코스에 따라 합리적인 편이고, 아로마 외에도 타이, 스웨디시 등 다양한 종류가 있으니 기분과 몸 상태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무엇보다 다른 사람들과 마주칠 필요 없는 1:1 공간이라 더 좋다. 바쁘고 피곤한 하루 끝, 그냥 집에 들어가기 아쉬운 날이 있다면 천호동 1인샵에서 조용히 몸을 맡겨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화려하진 않지만, 작은 위로가 되어주는 공간. 다시 가고 싶은 이유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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