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마

마타이

"진짜로, 그날 이후로 몸이 달라졌어." 결론부터 말할게. 나는 건마 받고 나서 몸이 진짜로 달라졌다. 평소에 ‘마사지 같은 거 그냥 시원한 척하는 거 아니야?’ 이런 의심이 있었는데, 실제로 한번 제대로 받고 나니까 생각이 완전 달라졌어. 그날 이후로 나는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마사지를 받으려고 한다. 몸이 그걸 원한다는 게 느껴지거든. 과장처럼 들릴 수 있지만, 피로가 쌓이기 전에 잘 푸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이번에 제대로 체감했달까. 사실 건마를 받게 된 건 아주 단순한 이유였어. 하루는 퇴근하고 집에 오는데, 버스 안에서 목이 뻣뻣하고 허리가 욱신거리는 거야. 그냥 피곤해서 그런가 싶었는데, 주말 내내 누워 있어도 뻐근함이 안 풀리더라고. 그러다가 우연히 SNS에서 ‘건전 마사지 후기’ 같은 걸 보게 됐고, 생각보다 괜찮아 보여서 한 번 받아보기로 결심했지. 솔직히 말하면 처음엔 좀 망설였어. 이상한 곳 아니야? 괜히 어색한 분위기면 어떡하지? 그런 걱정이 있었거든. 그런데 예약하고 직접 가보니까 생각과는 많이 다르더라. 샵은 생각보다 깔끔했고, 조용하고 정돈된 분위기였어. 문 열고 들어가자마자 아로마 향이 은은하게 나는데, 그 순간부터 긴장이 좀 풀렸지. 프론트에서 간단한 상담지를 작성했고, 어디가 불편한지, 어느 정도 강도로 받고 싶은지 체크했어. 나는 중간보다 살짝 센 강도로 요청했고, 주로 목이랑 어깨, 등 쪽이 뻐근하다고 적었어. 마사지룸은 1인실이었고, 가운이랑 수건, 일회용 속옷까지 다 준비되어 있었어. 처음이라 살짝 어색했지만, 담당해주신 마사지사 분이 차분하게 안내해줘서 금방 안정됐어. 마사지가 시작되자마자 느꼈지. 이게 진짜구나. 처음에는 가볍게 몸을 풀어주다가, 본격적으로 눌러주기 시작하는데, 그 압이 진짜 ‘제대로’였어. 그냥 꾹 누르는 게 아니라, 어디가 뭉쳐 있는지 정확히 알고 누르는 느낌이랄까. 목 뒤쪽부터 어깨, 견갑골 사이를 깊게 눌러주는데, 처음엔 아프다가도 시원함이 확 올라왔어. 종아리도 눌러주시는데, 다리 부기가 빠지는 기분이 들더라. 특히 인상 깊었던 건 등 아래쪽이었어. 허리 위 근육을 깊게 푸는데, 숨 쉴 때마다 가슴이 더 잘 열리는 느낌이 들 정도였거든. 마사지를 받으면서 잠깐 졸기도 했는데, 그건 아마 내 몸이 진짜로 이완되었다는 증거였던 것 같아. 60분이 순식간에 지나갔고, 마지막엔 머리랑 목 주변을 정리해주셨는데 그게 또 기가 막히게 좋았어. 끝나고 나니까 몸이 확실히 가벼워졌다는 게 느껴졌지. 마치 갑옷을 벗은 느낌이랄까. 그날 밤, 진짜 오랜만에 숙면했어. 평소엔 뒤척이다가 겨우 잠들곤 했는데, 머리만 닿자마자 잠들고, 중간에 한 번도 안 깼어.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났을 때, 내 몸 상태가 달랐어. 스트레칭 할 때 관절이 부드럽게 움직이고, 평소처럼 뻣뻣한 느낌이 없더라. 무엇보다 하루 종일 피곤하단 생각이 안 들었어. 나는 아직도 그날을 기억한다. 어떤 거창한 이벤트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몸 하나 잘 관리받았다고 삶의 질이 이렇게까지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처음으로 느꼈으니까. 건마는 단순히 근육만 푸는 게 아니었어. ‘숨 쉴 공간’을 내 몸에 만들어주는 일.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내 몸에 집중할 수 있는 짧은 시간이지만, 그 시간이 주는 울림은 생각보다 크더라고. 누구나 몸이 힘들고 지치는 순간이 있잖아. 그럴 땐 그냥 참지 말고, 누군가에게 내 몸을 맡겨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란 걸 이제는 확신한다. 처음에는 낯설고 어색했지만, 지금은 그 60분이 나를 버티게 해주는 시간 중 하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