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타이
마타이
내가 최근에 경험한 것 중에, 이렇게까지 즉각적으로 체감된 변화는 정말 오랜만이었다. 딱 마사지를 끝내고 나서 바닥에서 일어났을 때, 몸이 진짜로 ‘내 몸’ 같았다. 평소엔 느끼지 못했던 어깨의 가벼움, 목을 돌릴 때의 부드러움, 등이 펴지는 느낌까지. 뭔가 거대한 걸 벗어낸 기분? 그게 홈타이 마사지였다.
사실 이런 걸 받을 줄은 몰랐다. 예전 같았으면 ‘굳이 집까지 사람 불러서 받는 게 편하냐?’ 싶었을 테지만, 요즘 내 몸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그냥 질러봤다. 하루 종일 책상 앞에 앉아 있으니 허리랑 어깨는 말도 못 하게 뭉쳐 있었고, 아침에 눈을 떠도 개운함은커녕 더 피곤했다.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조차 고문처럼 느껴질 정도였으니까.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고 버티다 보니, 어느 순간 ‘이러다 병 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홈타이 마사지는 사실 친구가 먼저 추천해줬다. 평소에 잘 믿지 않는 스타일인데, 걔가 “너 그냥 한 번 받아보면 다를 거야. 후회 안 해”라고 말할 정도였으니 어느 정도 각오하고 예약했다. 사이트에 들어가서 원하는 시간대랑 지역 입력하고, 남녀 테라피스트 선택할 수 있어서 편했다. 나는 여자 선생님으로 선택했고, 오후 9시에 도착하는 걸로 예약.
정확히 9시에 초인종이 울렸다. 캐리어 끌고 조용히 인사하신 테라피스트 선생님은 첫인상부터 깔끔했다. 방 안에 들어오시더니 순식간에 매트 펴고, 수건이랑 아로마 오일 정리하고, 동선 체크까지. 뭔가 ‘내가 방금 호텔 스파에 입장했나?’ 싶은 기분. 전혀 어색하지 않게 차분하고 매끄럽게 진행됐다.
시작 전 간단한 컨설팅도 있었다. 평소 어디가 불편한지, 통증 있는 부위, 마사지 강도, 민감한 곳 여부 등. 이런 기본적인 체크 덕분에 신뢰가 생겼고, 그냥 ‘맡겨보자’ 싶은 마음이 들었다. 나는 어깨랑 등 중심으로 요청했고, 테라피스트는 고개를 끄덕이며 준비를 마쳤다.
마사지가 시작되고 몇 분 지나지 않아, 나는 ‘왜 진작 안 했을까’라는 생각부터 했다. 처음에는 살짝 긴장해서 근육이 굳어 있었는데, 테라피스트의 손길이 반복되면서 내 몸이 점점 풀려갔다. 압은 분명히 센 편인데, 그 아픔이 이상하게 시원하게 느껴졌다. 특히 등 아래쪽과 어깨 뭉친 부분은 손가락이 짚고 지나갈 때마다 ‘거기요, 바로 거기요’라는 감탄이 속으로 튀어나왔다.
중간중간 스트레칭도 들어가는데, 이게 그냥 쭉 늘리는 게 아니라 진짜 체계적으로 풀어주는 느낌이었다. 나도 모르게 한숨이 툭툭 나오고, 머릿속이 비워지는 기분. 어느 순간엔 진짜 거의 잠든 것처럼 멍해졌다. 긴장도, 생각도, 피로도 모두 사라지는 순간이 딱 있었다.
90분이 지나고 마지막 정리까지 마치고 나니, 공간은 다시 내 방인데 분위기가 다르게 느껴졌다. 마치 어지러운 방 안에 정적이 스며든 것 같았다. 몸은 말할 것도 없이 가볍고, 뭉쳐 있던 어깨는 내려가 있었고, 허리가 펴진 느낌. 그날은 별다른 고민도 없이 침대에 누우니까 그대로 기절했다.
그리고 아침.
진심으로 “이게 뭐지?” 싶을 만큼 개운하게 일어났다. 알람 없이 눈을 떴고, 스트레칭을 했는데 몸이 부드러웠다. 그 순간, ‘이건 그냥 마사지가 아니라 회복이구나’ 싶었다.
이후로 나도 홈타이의 팬이 됐다. 아직 고민 중이라면, 망설이지 말고 한 번 받아보길. 특히 바쁜 일상에 치여서 내 몸 돌볼 여유조차 없던 사람이라면, 그 90분이 의외로 삶을 되돌려줄지도 모른다.
Comments
Post a Comment